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원숭이두창 등 현재 전 세계에 걸쳐서 유행하고 있는 감염병들의 공통점은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이라는 것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이란 동물과 사람 간에 서로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하여 발생되는 감염병을 의미하며 현대에 새롭게 나타나는 감염병 질환(emerging infections)의 약 75%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도 코로나19에 걸린다가장 대표적인 인수공통감염 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바이러스(the sars-cov-2)의 경우 야생 박쥐에게 기생하고 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천산갑 등 다른 동물을 숙주로 거치는 과정에서 변이를 일으켜 사람을 감염시키는 능력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동물들도 코로나19 감염에게서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로 2020년 미국 뉴욕 브롱스에 위치한 동물원에서 4살 호랑이를 포함한 사자 등 6마리의 고양잇과 동물들이 직원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염되어 양성 판정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이외에도 2021년 미국 애틀랜타의 동물원에서 고릴라 13마리가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되는 등 동물들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렇게 코로나19에 감염된 동물들 대부분은 사람에게서부터 전염된 경우가 많다. 이론적으로는 사람이 동물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과 동물이 사람을 통해 전염될 가능성, 동물들끼리 전염될 가능성 모두 존재하지만, 현재까지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사람에게서 동물로 전염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태국에서 코로나19에 걸린 반려묘가 같이 사는 반려인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켰다고 의심되는 사례가 보고되었지만, 여전히 동물에게서 사람으로의 전염은 희귀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다양한 가설이 존재한다. 그중 가장 유력한 것은 동물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체내에서 사람보다 적은 양의 바이러스가 만들어져 바이러스 전파가 정말 짧은 시간 동안에만 가능해 다음 숙주로까지의 전염이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반려동물은 괜찮을까최근 프랑스에서 원숭이두창 확진 진단을 받은 반려인과 한 침대를 사용한 반려견이 원숭이두창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져왔다. 원숭이두창도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이론상으로는 사람과 동물 사이의 이종감염이 가능했지만, 공식적으로 반려동물이 반려인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국내 반려인들도 혹시나 본인의 반려묘나 반려견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까 봐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반려동물이 반려인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rld organisation for animal health, oie)의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1월 20일 기준 전 세계 19개국에서 약 456건의 코로나19 동물 감염 사례가 확인되었다. 이는 반려동물로 가장 많이 사랑받는 고양이 72건, 개 52건이 포함된 수치로 반려동물들도 코로나19 감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전 세계 방역 전문가들도 코로나19에 확진된 반려동물 대부분이 반려인을 통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 1월 24일 코로나에 확진된 반려묘가 반려인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려동물의 국내 첫 사례로 공식적으로 보고된 적이 있다.
코로나19에 걸린 반려동물, 그 증상은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공식 보고서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캐나다 온타리오 수의과대학 (ovc, the ontario veterinary college) 연구진은 코로나 확진자와 함께 생활한 반려견 59마리과 반려묘 48마리의 혈액 샘플을 검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연구진이 검사를 진행한 전체 혈액 샘플 중 52%의 반려묘와 41%의 반려견에게서 코로나19 항체를 발견했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연구진은 "항체가 발견된 반려동물들은 모두 과거에 코로나19에 걸렸던 것으로 확인되었다"라고 밝히며, "반려견보다 반려묘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에 걸린 반려동물들은 어떤 증상을 보일까 oie가 발표한 가이드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코로나19 증상은 사람의 증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공통적으로 기침과 재채기를 하고, 입맛을 잃으며 일상생활에서 무기력함을 보인다. 그러나 고양이와 개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은 조금 다르다. 개는 호흡기 질환, 코 분비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추가적으로 나타났다. 고양이는 개에게서 볼 수 없는 설사, 구토, 고열, 혀 궤양, 신경학적 징후 등의 증상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보다 증상이 가볍고 매우 짧게 지속되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정말 드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