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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성분 ‘라이코펜’ 최대 함량 품은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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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알려진 모든 채소와 과일 중에서 ‘라이코펜’ 함량이 가장 많다는 ‘걱’.
걱에는 토마토의 70배를 넘는 고함량의 라이코펜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이 당근보다 10배나 많이 들어 있어 항노화, 항염, 항암 작용을 하는 항산화 과일로도 유명하다.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에서 많이 재배하여 베트남어로 gâc, 영어로는 gac fruit이라 불리며, 학명은 모모르디카 코킨키넨시스(momordica cochinchinensis)로 박과의 여주속에 해당한다. 다 자라면 멜론 크기의 붉은색 열매가 되는 걱은 우리나라에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지가 얼마 되지 않아 정식명칭 없이 베트남어가 들리는 발음대로 걱(gac)이나 게욱(geuk) 등으로 불리고 있다.

걱

걱은 원래 동남아시아와 같은 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열대과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차세대 수익 작물로 시험 재배에 성공해 수입산이 아닌 국산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2011년에 농촌진흥청은 제주도에서 하우스 재배를 통해 걱이 국내 재배 적응시험을 통과했다고 밝혔고, 2017년에는 거제시 농업기술센터가 온실이 아닌 야외에서 걱의 시험 재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단, 겨울에는 난방을 추가한다.

베트남 결혼

베트남에서 ‘걱’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붉은 열매가 기쁨과 행운을 상징한다고 여기는 베트남 사람들은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걱 요리를 준비한다. 특히 새해를 맞이하거나 결혼식을 할 때 준비하는 쏘이 걱(xoi gac)은 걱을 넣어 붉게 만든 찹쌀밥으로 중요한 잔칫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베트남 전통 음식이다. 베트남 거리에서 바나나잎에 찹쌀밥을 담아 파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쏘이(찹쌀밥)이다. 최소 4시간 이상 물에 불린 찹쌀을 은근한 불에 쪄내면 찹쌀이 뭉개지지 않고 끈끈해져 바람에 날아갈 듯한 찰기 없는 밥과는 다른 찹쌀밥이 된다. 쏘이는 걱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닭고기, 콩, 양파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들며, 코코넛유나 올리브유, 소금, 설탕 등을 넣어 간한다.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뗏(음력 1월 1일)은 한 해 중 가장 중요하고 긴 연휴를 가지는 베트남의 최대명절이다. 이때 하늘 아래 가장 귀중하다는 쌀과 행운을 가져오고 액운을 물리친다는 빨간 색이 모두 들어간 ‘쏘이 걱’을 먹는 것은 한 해의 운수대통을 위한 소중한 의식이라 할 수 있다.

걱

이밖에 베트남에서는 걱을 주스나 퓌레(채소 등을 체로 걸러 걸쭉하게 만든 음식) 등으로 활용해 음료로도 즐기며, 걱 분말을 물에 타 차로도 마신다. 아주 약한 오이 맛이나 단맛이 나는 정도 외에는 걱 자체에 특유의 향이나 강한 맛이 없기 때문에 다른 요리에 첨가해서 먹기도 좋다. 스파게티, 피자, 라자냐 같은 음식에 추가하기도 한다. 걱에서 추출한 기름을 넣어 밥을 지으면 기름기가 더해지면서 윤기가 흐르며, 고소한 견과류 향이 은은하게 풍긴다.

걱은 우리나라 음식에 어떻게 어울릴 수 있을까?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food culture)에는 떡의 붉은 빛을 내는 데 걱 활용을 제안한 연구가 소개된 바 있다. ‘study on quality and sensory characteristics of seolgi ttueok added with geuk’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연구팀은 떡의 붉은 색을 내는 재료는 주로 오미자와 백년초인데, 원하는 색을 내기 위해서 오미자를 진하게 우릴수록 신맛이 강해지고, 백년초는 열에 불안정해 찌면 붉은색이 유지되지 못하고 산화되어 색이 흐려진다고 지적하고, 이때 걱을 이용하면 떡의 붉은색을 내면서도 높은 영양가까지 챙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24~40세의 남성 7명과 여성 8명을 대상으로 색, 냄새, 맛, 조직감 등 전반적 품질에 대한 기호도를 조사한 결과 걱의 첨가량이 많을수록 설기떡의 수분함량이 증가하고, 색깔도 더 진해졌다. 또 걱의 향과 맛은 떡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다른 종류의 떡이나 한과, 베이커리류에도 활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걱은 적갈색의 씨와 과육으로 구성된다. 씨는 울퉁불퉁한 운석처럼 생겼고, 약 2cm 두께의 중과피(mesocarp)는 부드러운 스폰지 구조로 일반적으로는 버리는 부분이다. 씨를 둘러싸고 있는 가종피(aril)는 버섯 같은 부드러운 식감이며, 풍부한 영양성분을 담고 있다. 쏘이 걱 요리에서 붉은 색감과 풍미를 더하는 것이 바로 가종피. 한 조사에 따르면 가종피에는 라이코펜이 846, 비타민 e가 252, 알파 카로틴이 30, 베타 카로틴이 29 들어있으며, 과육에는 라이코펜이 390, 비타민 e 204, 알파 카로틴이 71, 베타 카로틴이 211이 들어있다(단위: μg/g of dry weight).

농업식품화학지(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 실린 ‘fatty acids and carotenoids in gac fruit(2003)’ 등에서는 걱이 동남아시아에서 약과 음식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됐다고 설명하면서, 걱의 가종피에 집중된 총 라이코펜 함량(2226.7mg)은 토마토보다 76배 이상 많으며 전체 베타 카로틴(718.3mg)도 당근보다 10배 이상 더 풍부하다고 소개했다. 또 걱의 가종피에는 전체 지방산의 22%가 집중되어 있는데, 이 지방산에는 올레산 33.7%, 리놀레산 28.7%, 팔미트산 32%가 들어있으며, 걱의 씨에는 스테아르산이 60.5% 들어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지방산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특히 라이코펜의 인체 흡수율을 높인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 라이코펜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불포화지방산과 함께 섭취해야 하는데, 걱 자체에 이러한 불포화지방산 성분이 들어있어 많은 양의 라이코펜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외에도 걱에는 비타민 a/c/e, 칼슘, 철분, 인 등이 들어있다.

강력한 항산화 성분 ‘라이코펜’ 가득한 걱

라이코펜은 토마토, 당근, 수박 등 과일과 채소에 검붉은 색을 띠는 식물성 색소로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낸다. 인체의 폐, 간, 위, 유방 등 곳곳에 존재하는데, 나이 들면서 감소해 60세 이상이 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들기 때문에 외부에서 추가로 공급해줘야 한다.

지난해 10월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김정선 교수팀이 ‘라이코펜 기여 식품 섭취와 위암 발생 위험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라이코펜의 항산화 작용이 탁월해 심혈관 질환이나 암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다고 발표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inhibition of tumor growth and angiogenesis by water extract of gac fruit’이라는 제목의 다른 논문에서도 걱 추출물이 대장암 종양의 성장과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고 전하면서 걱의 라이코펜 성분에 주목하기도 했다.

2004년 usda(미국농림부)는 걱의 라이코펜 함량이 토마토의 70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가 담긴 논문(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에서는 미국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라이코펜을 섭취한 남성의 전립선암 위험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또한, 심혈관 질환, 백내장, 노화로 인한 눈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풍부한 루테인, 제아잔틴이 시력 보호

걱에는 망막의 황반에 작용하는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풍부해 황반변성 및 시력 저하를 예방하고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활성 산소로부터 눈을 보호해 백내장의 예방과 지연, 노인의 시각 능력 저하 지연에도 도움이 된다.

피부 노화를 막고 눈 건강에도 좋은 베타카로틴

걱에는 눈에 띄게 풍부한 베타카로틴도 들어있다. 베타카로틴은 시각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a의 전구체여서 눈 건강에 좋다. 비타민 a는 과잉 섭취 시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간과 뇌에 독성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일 섭취량을 주의해야 하지만 비타민 a 전구체는 독성을 유발할 만큼 비타민 a로 전환되지 않아 안심할 수 있다.

또한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과 피부주름, 검버섯 생성을 방어하는 등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항균 작용과 당뇨병 합병증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걱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은 다른 녹황색 채소에서 발견되는 베타카로틴보다 흡수율이 높다. 흡수에 용이한 분자 형태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풍부한 지방질이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