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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서 ‘비누맛?', 유전자 변이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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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이 동남아 여행을 떠날 때 그 나라의 인사말보다 더 열심히 외우는 ‘노 팍치(no pakchi)’는 대부분의 동남아 음식에 들어가는 ‘고수’를 빼달라고 요청할 때 쓰는 말이다. 고수는 베타카로틴 성분이 풍부해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고 몸에 쌓인 나트륨과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만 이를 알고서도 씹어 삼키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고수

고수를 싫어하는 a 씨는 ‘sns에서 화제가 된 오싫모(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10만명 이상의 사람이 모였다고 알고 있는데, 아마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모으면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a 씨처럼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동남아 음식이나 멕시코 음식에 들어있는 소량의 고수를 씹어도 비누와 세제 맛이 느껴진다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고수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거나 쌀국수에 잔뜩 넣어 먹는 사람들은 비누맛을 즐기는 걸까?

고수에서 비누 향과 맛을 느끼는 사람들은 후각 수용체 유전자인 or6a2가 변형되어 고수 속 알데하이드 성분 냄새를 감지한다고 알려진다. 이 화학 성분은 비누, 로션, 벌레 등에서 발견된다. 한 연구에서는 전 인구의 약 10%가 이러한 유전자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 사람들의 비율이 높고 고수의 소비가 많은 중동 등지에서는 발생 비율이 적다는 게 밝혀지기도 했다.

유전자 외에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national twin day 연구에서는 유전정보가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 중 약 80%가 고수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성향이 같았고, 이란성 쌍둥이는 50% 정도만 같은 성향을 보였다.

또한 미국의 유전자 분석 기업인 23andme의 nicholas ericsson의 연구에 따르면 고수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 중 10% 미만만이 유전적 변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고수를 비누맛으로 느끼는 것이 100% 유전자 변이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며 환경과 문화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고수는 유전적인 영향이든 개인적인 취향이든 여러 복잡한 이유로 ‘불호’를 외치는 사람이 많다. 본인이 고수를 잘 먹는 고수든 아니든 다양한 입맛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